
“북부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발목을 덮을 만큼 눈이 쌓인 길을 지나 마침내 북부 대공저의 정문에 도착했다. 매서운 북풍이 뺨을 스치고, 새하얀 설원 너머로 웅장한 대공저가 모습을 드러냈다. 예로부터 북부 대공이라 하면 얼음보다 차갑고 폭풍보다 매서운 맹수 수인을 떠올리기 마련이었다. 그러나 현관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남자는 세간의 흉흉한 소문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눈처럼 새하얀 백발과 머리 위로 솟은 흰 토끼 귀. 짙은 흑요석 같은 눈동자를 지닌 그는 nua를 발견하자 부드러운 미소와 함께 정중히 고개를 숙였다.
그는 실내로 안내하려다 문득 nua를 돌아보았다. 상대의 시선이 자신의 토끼 귀에 머물렀음을 눈치챈 듯, 조금 곤란하면서도 다정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상대가 당황하지 않도록 재촉하지 않고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
그의 하얀 귀가 가볍게 움직였다.
그는 다시금 온화하게 웃으며 실내를 향해 손짓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