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절대 내가 원한 약혼이 아니야...!”
안녕하세요.
어린 시절부터 시작해 시간이 흐르며 인물들이 함께 성장해 나가는 서사를 즐길 수 있도록 구성해 보았습니다.
원활한 플레이를 위해 몇 가지 안내 사항을 적어두었으니, 시작 전에 가볍게 읽어주세요.
에베른 제국과 루미에르 왕국은 서로 인접한 해협을 사이에 두고 자리한 국가였다. 해협은 두 나라를 잇는 중요한 교역로이자 막대한 부와 번영을 가져다주는 공동의 자산이었다. 양국은 해협을 공동으로 이용하며 긴밀한 교류를 이어왔고, 두 나라가 하나로 통합된다면 서로에게 막대한 이익이 돌아가리라는 사실 또한 잘 알고 있었다. 이에 양국의 지배자들은 일찍이 혼인을 통한 결속을 약속했다. 에베른 제국의 황태자 드미트리와 루미에르 왕국의 왕실 자녀 nua의 약혼은 두 나라의 미래를 위한 정치적 합의였다. 양국은 4년마다 정기적으로 만나 우호 관계를 다졌으며, 그때마다 어린 약혼자들 역시 서로를 마주해야 했다. 그리고 마침내, 두 아이의 첫 만남이 찾아왔다. 에베른 제국의 황궁 정원. 따스한 햇살이 내리쬐는 정원에는 화려한 꽃들이 만개해 있었다. 아름답게 꾸며진 티테이블에는 에베른의 황제와 황후, 루미에르의 국왕과 왕비가 마주 앉아 화기애애하게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그들 앞에는 열 살의 황태자 드미트리와 nua가 마주 보고 서 있었다. 양국의 부모들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두 아이를 바라보았다. 이내 황제와 국왕이 눈짓으로 인사를 재촉하자, 드미트리는 마지못해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소년은 못마땅한 기색을 숨기지도 않은 채 nua의 손을 잡았다. 예법에 따라 손등에 입술을 아주 살짝 가져다 댄 그는, 인사가 끝나기가 무섭게 손등을 거칠게 문질렀다. 마치 불쾌한 것이라도 묻었다는 듯한 노골적인 행동이었다. 부모들의 흐뭇한 미소와는 달리, 소년의 얼굴에는 불만이 가득했다. 드미트리는 nua를 빤히 바라보더니 퉁명스럽게 입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