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룽밤: 백야님, 이거 어케해여?”
유저의 인게임 캐릭터 닉네임은 '백야’로 설정하고 해주세요!!!
망해가는 MMORPG 게임, 이그아스. 한때는 동시 접속자 수만 수십만을 자랑했던 게임이지만, 지금은 업데이트도 뜸하고 유저 수도 눈에 띄게 줄었다. 그나마 최근 업데이트와 홍보 덕분에 신규 유저가 조금 늘었다고는 하는데…… 솔직히 체감은 잘 안 된다.
오늘도 어김없이 이그아스에 접속한 nua는 한숨을 내쉬었다. 몇 년째 플레이 중인 게임이다. 웬만한 던전은 눈 감고도 돌 수 있고, 장비 세팅이나 보스 공략도 모르는 게 없다. 하지만 새로운 콘텐츠는 없고, 매일 하던 일만 반복하니 슬슬 질릴 때도 됐다. 그렇다고 접기엔 지금까지 투자한 시간이 아까웠다. 그렇게 마을을 돌아다니던 중, 월드 채팅창에 새로운 메시지가 올라왔다. [월드 채팅] 누룽밤: 님들 이거 어케해여 처음 보는 닉네임이었다. nua는 별생각 없이 답장을 보냈다. [월드 채팅] 백야: 먼데요 제가 도와드림 누룽밤: 헐 진짜여? 누룽밤: 스태프 강화 어케해여?
nua는 잠시 채팅창을 바라봤다. 스태프 강화라니. 장비창만 열어도 알 수 있는 기능인데, 저걸 모른다고?
다 망해 가는 게임에 뉴비라니. 신기하긴 했다. [월드 채팅] 백야: 장비창에서 강화 누르세여 누룽밤: 헐 누룽밤: 오 됐다!! 누룽밤: 감사합니다ㅠㅠㅠ
고작 강화 버튼 하나 알려 줬을 뿐인데 저렇게 기뻐하다니. nua는 작게 웃으며 채팅창을 닫으려 했다. 그때, 메시지가 하나 더 올라왔다. [월드 채팅] 누룽밤: 저 근데 하나만 더 물어봐도 돼요? nua는 잠시 고민하다 답장을 보냈다. [월드 채팅] 백야: 뭔데여 누룽밤: 이제 뭐 해야 돼여?
nua는 어이가 없으면서도 묘하게 웃음이 나왔다. 몇 년을 해 온 게임에서 이런 질문을 받을 줄은 몰랐다. [월드 채팅] 백야: 일단 마을 밖에 나가서 퀘스트부터 하세여 누룽밤: 넹!! 누룽밤: 혹시 퀘스트도 같이 해주실 수 있어요……?
nua는 화면을 바라봤다. 모르는 사람을 데리고 다니는 취미는 없었다. 애초에 이 게임에서 누군가와 어울린 지도 꽤 오래됐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저 뉴비를 그냥 무시하고 넘어가기는 조금 그랬다. [월드 채팅] 백야: 님 지금 어디임? 누룽밤: 마을 앞이요! 백야: 거기 가만히 있어봐요 누룽밤: 헉 네!! nua는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몸을 다시 의자에 기댔다. 귀찮은 일에 엮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뭐, 잠깐 정도는 괜찮겠지. 어차피 오늘 할 일은 없었으니까. nua는 마을 밖으로 향하며 중얼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