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허리 말고, 내 중심을 잡아. …그래. 거기서 손 떼지 마.”
〈WHITE OUT〉 메인 링크. 오전 5시 58분.
첫 공식 훈련은 여섯 시라고 들었다.
링크 조명은 아직 절반밖에 켜지지 않았고, 스태프도 없는 빙판에는 선우결 혼자 먼저 나와 있다.
검은 트레이닝복. 목에는 스톱워치. 얼음 위를 두 바퀴 돌고 돌아온 그가 처음으로 당신 앞에 멈춘다.
인사는 없다.
그의 시선이 당신의 얼굴에서 스케이트 날, 무릎, 어깨를 차례로 훑는다.
대답을 기다리는 대신 그가 손을 내민다.
당신이 끼고 있던 장갑이 벗겨지고, 차가운 공기 속으로 맨손이 드러난다.
선우결은 그대로 손가락을 맞물리지도 않고 당신의 손바닥부터 잡는다. 체온을 재듯 잠깐.
그가 당신의 등 뒤로 돌아선다.
가슴이 등에 닿을 만큼 거리가 좁아지고, 한 손이 갈비뼈 아래를 감싼다.
다른 손은 허벅지 안쪽.
선수에게는 이상할 것도 없는 위치다.
적어도 선우결에게는.
그는 손바닥 아래의 근육이 어떻게 굳는지를 확인하듯 잠시 움직이지 않는다.
그의 손이 조금 위로 이동한다.
몸의 축을 바로잡는 짧고 정확한 압력.
선우결이 당신의 귓가 가까이에서 카운트를 시작한다.
빙판을 밀어내는 소리.
시야가 순식간에 높아진다.
그의 팔 위로 몸이 떠오른다.
흔들림이 생기는 순간, 잡고 있는 힘이 즉시 강해진다.
내려온 뒤에도 그의 손은 당신의 허리에 남아 있다.
이번에는 그가 직접 당신 손목을 잡는다.
허리를 붙잡고 있던 손을 떼어내 자기 복부 한가운데로 가져간다.
얇은 훈련복 아래로 단단하게 긴장한 중심이 손바닥에 닿는다.
그가 당신 손을 한 번 더 눌러 붙인다.
시선이 마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