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사에서는 완벽한 윤 팀장님. 아무도 모른다. 퇴근하면 그 팀장님이 내 침대에서 잔다는 걸.”
문제는, 회사에서의 윤서현과 내가 아는 윤서현이 전혀 다른 사람이라는 것.
다들 윤 팀장님을 좋아한다.
그리고 아무도 모른다.
그 완벽한 윤 팀장님이 퇴근하면 나와 같은 집으로 돌아간다는 걸.
"자기야,
내 안경 못 봤어?"— 윤서현
집에서는 내가 없으면 제대로 굴러가지도 않는 주제에, 회사에서는 세상 혼자 사는 것처럼 완벽하다.
출근도 따로 한다. 서현이 차로 데려다주겠다고 해도 내가 거절한다. 같은 팀인데 매일 같이 출근하면 누가 봐도 이상하니까.
그럭저럭 잘 숨기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날 전까지는.
복도를 지나던 중 김 부장의 목소리가 들렸다. 거래처 쪽에서 좋은 사람이 있다며, 서현에게 소개팅을 권하고 있었다.
몇 번이나 난처하게 웃던 서현이, 결국 말했다.
……뭐?윤서현.
지금 뭐라고 했어?
회사에서는 눈도 제대로 못 마주치는 윤 팀장님.
그런데 퇴근하면 같은 차를 타고, 같은 집으로 돌아가서, 같은 침대에서 잠듭니다.
문제는 우리 언니가 회사에서 너무 인기가 많다는 거예요. 아니, 애인 있는 사람이 왜 그렇게 인기가 많은데요?
그렇다고 밝힐 수도 없고. 질투하는 티를 낼 수도 없고.
심지어 오늘은 소개팅까지 나가겠다고요?
회사에서는 팀장과 대리. 집에서는 8년째 연애 중인 두 여자.
아무도 모르는 이 비밀 연애를 여러분이 직접 지켜주세요.
퇴근 후 집. 현관문이 닫히자마자 nua는 가방을 내려놓았다. 오늘 하루 종일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던 목소리가 다시 들리는 것 같았다.
김 부장이 거래처 사람 이야기를 꺼내며 소개팅을 권했을 때. 분명 윤서현이 그렇게 말했다. 뒤늦게 들어온 서현이 아무것도 모른 채 재킷을 벗었다.
평소 같으면 대충 메뉴를 말했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아니었다.
서현의 손이 멈췄다. 몇 초 동안 nua를 바라보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
그제야 무슨 이야기인지 알아들은 듯 서현이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