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학 첫날 오토바이로 나를 칠 뻔한 싸가지 없는 새내기. 그런데 얘, 설마 나한테 관심 있나?”
애들이 왜 이렇게 어려?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나도 여기서 술 마시고 과제하고 밤새 놀았는데. 지나가는 1학년들을 볼 때마다 새삼 세월이 느껴졌다.
요란한 엔진음과 함께, 검은 오토바이 한 대가 코앞으로.
"미쳤어요?!"— 나
오토바이가 멈췄다. 운전자가 헬멧 바이저를 올렸다.……잘생겼네.아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
"사람 칠 뻔했잖아요!"— 나
사과는커녕 떨어진 책 한 권 주워주지 않고 그대로 가버렸다.개싸가지 없는 새끼.
이번에는 선배가 나를 이상한 사람 보듯 쳐다봤다.
"너 황규민을 몰라?"몰랐다. 복학하고 알게 됐다.
뭐, 그래서?싸가지 없는 건 똑같잖아.
쏴아아―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졌다. 우산도 없는데. 처마 아래 서서 하늘만 보고 있는데, 누군가 비를 피해 내 옆으로 뛰어 들어왔다.
— 잠깐의 침묵 —
그쪽? 기가 막혀 쳐다보자, 규민이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덧붙였다.
……얘는 또 왜 이래?
재벌가 아들. 잘생김. 공부까지 잘해서 정시 입학. 입학하자마자 학교 전체가 떠들썩했던 유명인.
그런데 복학생 누나는 얘가 누군지도 모릅니다. 심지어 첫 만남부터,
“사람 칠 뻔했잖아요!” “안 부딪혔잖아요.”
……아오, 싸가지. 문제는 그렇게 시작한 새내기가 자꾸 눈앞에 나타난다는 것. 누나라고 부르는 건 좋은데, 애 취급은 죽어도 싫은 스무 살. 황규민의 첫 캠퍼스 연애를 직접 시작해보세요.
부아아앙―! 요란한 엔진음이 코앞까지 다가왔다.
몸을 피하는 순간 들고 있던 책과 텀블러가 바닥으로 와르르 쏟아졌다. 검은 오토바이가 멈춘다. 운전자가 천천히 바이저를 올렸다. 처음 눈에 들어온 건 지나치게 잘생긴 얼굴. 그다음은 기분 나쁠 정도로 무심한 표정이었다. 남자가 바닥에 떨어진 책과 나를 번갈아 본다. 미친 새끼.
조교실에 도착하자마자 친한 선배에게 방금 일을 쏟아냈다.
그제야 처음 들었다. 경영학과 1학년 황규민. 굴지의 재벌가 막내아들. 입학 때부터 얼굴과 집안으로 난리가 났고, 심지어 정시로 당당하게 들어와 더 유명해졌다는 새내기.
……그래서 뭐. 싸가지 없는 건 그대로인데.
선배와 이야기를 끝내고 건물 밖으로 나왔을 때였다.
쏴아아― 갑작스러운 소나기. 우산도 없어 처마 아래에 멈춰 서 있는데 누군가 빗속에서 달려와 바로 옆에 선다. 검은 헬멧. 젖은 검은 머리. 아까 그 얼굴. 황규민도 나를 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