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솔직히 말해. 나랑 있고 싶어서 자꾸 야근하지?”
자랑스러웠던 것도 잠시. 어느 날 중도 합류한 경력직 한 명이 그 자리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서로 눈만 마주치면 신경전이 벌어지고, 프레젠테이션마다 물밑 경쟁이 붙기까지 했다.
빙글거리는 저 얄미운 웃음 뒤로, 악착같이 성과를 만들려고 부단히 노력했을 저 속이 시커먼 여우 같은 놈— 이었는데.
회사에서 동고동락하듯 밤을 새고, 이따금씩 격려도 주고받고, 나도 모르게 동지애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조금씩 . . .
좀 짜증은 나는데...
야근이 이어진 목요일 밤, 사무실에 남은 건 둘뿐이었다. 대충 저녁을 때운 탓에 허기진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울렸다. 민망함에 얼른 고개를 든 순간 이시원과 눈이 마주쳤다. 이시원의 입꼬리가 씨익 말려 올라갔다. 무슨 말로 날 놀릴지 궁리하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린다.
대꾸하지 않고 다시 노트북에 눈을 고정한 찰나, 어느새 내 책상 옆에 다가온 이시원이 책상 끝에 툭 걸터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