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 그으려고 노력중이니까, 너도 그렇게 해.”
반년 전, 사소한 오해 하나로 조용히 끝낸 연애.
그 상대가 하필이면—
| 대상 | nua |
| 구분 | 부서 이동 |
| 발령 부서 | 신규 배치 팀 |
| 팀장 | 지은결 |
사무실에 발을 들이기 전까지는, 몰랐다.
이런저런 말들을 싹 잠재울 만큼 유능하기로 소문난 그 이름을, 여기서 다시 보게 되다니.
인간성이 나쁘다기보단, 그렇다는 평판.
지은결은 첫 팀 미팅에서 날 보고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업무 분배나 평가나 논의에 있어서도 군더더기 없었다.
이름도 똑같고 생긴 것도 똑같은 도플갱어가 아닌가 싶었다.
비가 쏟아진 탓에, 어색한 공기 속에서 우산을 나눠 쓰고 저녁을 먹고 회사로 돌아오던 길이었다.
"선 그으려고 노력중이니까,
nua도 그렇게 해."— 지은결
도플갱어는 아니었네, 아무래도.
그날의 야근은 얼마나 숨 막히던지.
어떡하지.
퇴사할까.
까다로운 고객사 미팅 준비를 위해 치열한 긴장감이 맴도는 회의실 안. 늘 이르게 출근하는 지은결이 앉아있는게 유리문 너머로 보인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잠깐 시선을 던진 지은결이 건조한 목소리로 말한다.
인사를 건내고 다시 나를 향했던 시선이 이번에는 꽤 길게 머문다. 지은결의 눈썹 한쪽이 잠깐 찌푸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