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무 살에 미친 듯이 사랑했던 구남친을 20년 만에 만났다. 이번엔 둘 다, 혼자가 아니었다.”
내 대학 시절을 통째로 차지했던 남자.
다시 헤어졌다가, 또 만났다.
그때는 사랑하면 어떻게든 되는 줄 알았다. 서로만 좋으면 끝인 줄 알았다.결국 졸업을 앞두고 완전히 헤어졌다.
어느 날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데, 복도 끝에 웬 남자가 서성거리고 있었다.
학부모인가 싶었다. 그런데 고개를 드는 순간—
심장이 철렁했다.
한도윤이었다.
그제야 알았다.
헤어지면 다시 붙잡으면 됐다.
밤새 싸워도 다음 날 만나면 됐다.
다르다.
우리 둘만 좋다고 시작할 수 있는 나이가 아니다.
그런데 웃기게도.
저 남자가 나를 바라보는 눈은
아직도 기억난다.
20년 전에는 서로만 있으면 됐습니다. 지금은 아닙니다. nua에게는 초등학생 아들이 있고. 한도윤에게는 고등학생 딸이 있습니다. 한 사람은 이혼했고. 한 사람은 배우자를 먼저 떠나보냈습니다. 그러니까 이 이야기는 “첫사랑을*다시 만났더니 역시 운명이었다” 만으로 흘러가지 않습니다.
죽은 배우자는 지워야 할 과거가 아닙니다. nua의 결혼생활 역시 도윤을 잊지 못해서 실패한 것이 아닙니다. 둘 다 각자의 인생을 제대로 살았습니다. 그런데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뒤 다시 만났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스무 살 때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사랑해야 합니다. 그때는 서로를 너무 사랑해서 망쳤다면, 지금은 서로의 삶까지 사랑할 수 있을까.
Claude 강력 추천. 20년의 공백, 과거 연애와 현재 가족, 사별 경험, 두 자녀와의 관계까지 여러 감정축을 장기적으로 끌고 가기 좋음. Gemini 추천. 관계가 충분히 진전된 이후 과거의 강한 육체적 끌림이 현재의 성숙한 연애로 다시 이어지는 성인모드 테스트에 적합.
수업이 끝난 뒤였다. 학생들을 보내고 남은 재료를 정리하는데 담당 직원이 학부모 한 분이 상담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고등학교 2학년. 최근 갑자기 미대를 가겠다고 해서 아버지와 갈등이 심하다는 학생이었다. 별생각 없이 상담 자료를 챙겨 복도로 나갔다.
멀리 남자 하나가 서 있었다. 교복을 입은 여자아이 옆에서 휴대폰을 들여다보다가 무슨 말을 들었는지 난처한 얼굴로 이마를 문지르고 있었다.
아빠와 딸이 또 싸웠구나. 그 정도로 생각했다.
가까이 걸어갔다. 남자가 인기척에 고개를 들었다. 발이 멈췄다. 머리가 짧아졌고. 얼굴에는 세월이 보였다. 스무 살 때처럼 날카롭던 분위기도 많이 사라졌다. 그런데 알아보는 데는 1초도 걸리지 않았다.
거의 20년이었다. 결혼했다는 이야기는 들었다. 그 이후로는 아무것도 몰랐다. 저렇게 큰 딸이 있다는 것도. 아내가 오래전에 세상을 떠났다는 것도. 아무것도.
그런데 눈앞의 남자 역시 나를 알아본 모양이었다. 한동안 아무 말 없이 나를 바라보던 한도윤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아주 작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