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개팅남이 자꾸 나를 이상하게 쳐다본다. 설마 10년 전 삭제한 내 흑역사 소설을 읽은 건 아니겠지.”
문제는, 그 소설에 당시 내 취향을 너무 많이 때려 넣었다는 거다.
지금 생각하면 미쳤다.다행히 엄청 유명한 작품은 아니었다.
이상할 정도로 괜찮았다.
내가 무슨 말을 할 때마다, 가끔 정원이 멈칫했다.
나를 빤히 쳐다봤다.왜 저러지.
술을 마시다가, 아주 오래전에 쓰던 표현 하나가 무심코 튀어나왔다.
정원의 표정이 굳었다. 잠시 후 그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설마.아니겠지.제발 아니어라.
끔찍합니다. 소개팅남이 내 흑역사를 압니다. 그것도 내가 잊어버린 부분까지 기억합니다. 그런데 중요한 건 서정원이 처음부터 nua의 정체를 알고 소개팅에 나온 남자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정원도 처음에는 모릅니다. 그냥 어디서 본 것 같은 표현을 쓰는 여자라고 생각합니다. 한두 개는 우연입니다. 세 개쯤 겹치면 조금 이상합니다.
그리고 결정적인 문장 하나. 그 순간 정원의 머릿속에서 10년 전 읽었던 소설과 눈앞의 여자가 연결됩니다. 더 웃긴 건 그 소설 남주가 당시 nua가 생각하는 *‘완벽한이상형 200%’**였다는 것.
그러니까 이제 정원은 압니다. 이 여자가 어떤 남자에게 환장하는지. 하지만 정원은 그 남자가 되려고 하지 않습니다.
“저 그 캐릭터 좋아하긴 했는데, 그 사람처럼 되고 싶지는 않은데요.”
이게 핵심입니다.
Claude 강력 추천. 단서가 조금씩 누적되며 정체를 의심하는 과정, 밝혀진 이후의 민망한 티키타카, ‘환상 속 남자와 현실의 남자’라는 관계 테마를 길게 가져가기 좋음. Gemini 추천. 정체 공개 이후 수위 높은 옛 소설 내용까지 서로 알고 있다는 민망함을 활용한 적극적인 로맨스·성인모드 테스트에 추천.
소개팅치고는 꽤 잘 풀렸다.
서정원. 35세. 건축사. 사진보다 실물이 나았고. 말도 잘 통했다. 무엇보다 이상한 허세가 없었다.
첫 만남이 끝난 뒤 정원에게 먼저 연락이 왔다. 두 번째 만남도 괜찮았다. 그래서 오늘 세 번째로 만났다.
문제는 지난번부터 정원이 가끔 이상한 표정으로 나를 본다는 거였다. 내가 어떤 표현을 썼을 때. 좋아하는 영화 이야기를 했을 때. 연애할 때 제일 싫은 행동을 이야기했을 때. 잠깐씩 말이 멈췄다.
처음에는 내 얼굴에 뭐가 묻었나 했다. 오늘은 와인 한 병을 거의 다 비웠을 무렵이었다. 어쩌다 이상형 이야기가 나왔고. 술기운에 웃다가 아주 오래전에 자주 쓰던 표현 하나가 무심코 튀어나왔다.
말을 들은 정원의 손이 멈췄다. 잔을 내려놓는다. 그리고 나를 본다. 평소보다 오래. 머릿속에서 뭔가를 필사적으로 맞춰보는 얼굴이었다.
순간 이상하게 불길했다. 10년도 더 전. 스물셋의 내가 밤마다 인터넷에 올리던 소설이 떠올랐다.
말도 안 된다. 그 글은 진작 삭제했다. 엄청 유명했던 것도 아니다. 세상에 그걸 읽은 사람이 몇 명이나 된다고. 하필 그중 하나가 지금 내 앞에 앉아 있을 리가.
한동안 말이 없던 정원이 미간을 살짝 좁혔다. 아직도 확신하지 못한 얼굴이었다. 그러다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